맨유 첼시

첼시전에서 맨유가 얻은 교훈은?

금요일 16 5월 2025 22:31

전반전엔 긍정적인 장면도 있었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또 한 번 실망스러운 프리미어리그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이번에는 스탬포드 브리지 원정에서의 패배였다.

이 혼란스러웠던 경기에서 건질 만한 교훈은 있었을까?

전 세계 언론들은 분명 이 경기를 분석하며, 맨유가 다음 주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토트넘을 상대로 어떤 전술을 펼칠지 단서를 찾고 있을 것이다.

다음은 금요일 밤 런던에서 맨유가 얻은 결론들이다.
 
아모링
아모링, 더 많은 걸 원했다

"나는 이 팀을 더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 경기 전 후벵 아모링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선수들이 결승전에서 준비가 됐다는 걸 증명할 시간이 필요하다."

그는 대중 앞에서 그렇게 선언했고, 탈의실 안에서는 분명 더 강도 높은 메시지가 전달됐을 것이다. 결승전 선발 출전 기회를 노리는 선수들에겐 무게감이 남달랐을 것이다.

첼시 측은 예상하지 못한 모습에 당황했을지도 모른다. "얘기 좀 해봐요, 우리는 유스팀 나올 줄 알았잖아요!" 첼시 스태프 중 한 명의 말이다.

그렇다면, 맨유는 정말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그 자격을 보여줬을까?
경기 시작은 뜨거웠다. 늘 그렇듯, 주장 브루노 페르난데스의 리듬에 따라 전반적인 팀의 분위기도 고조됐다. 결승전을 앞두고 결장할 거라는 예상을 깨고, 브루노는 마치 결승전 따윈 존재하지 않는다는 듯 경기에 집중하며 싸움을 이끌었다. 거친 태클, 빠른 전진, 집요한 압박이 이어졌다. 전체적으로 날카로운 터치와 나름의 리듬도 살아 있었다.

그 강한 출발은 해리 매과이어의 훌륭한 마무리로 이어졌지만, 아주 미세한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무효 처리됐다.

전반 종료 무렵엔 흐름이 다소 처졌지만, 수비 집중력은 유지됐다. 아모링 감독이 요청한 ‘퍼포먼스’는 선수들의 머릿속에 뚜렷이 자리 잡고 있었던 듯했다. 전반 종료 직전 코너킥 상황에서 아마드가 몸을 날리며 걷어내는 장면은 투지를 보여줬다.

후반전엔 첼시가 우세를 보였다. 리스 제임스가 올린 크로스를 마르크 쿠쿠레야가 헤더로 마무리한 장면은 완벽했다. 아모링 감독 입장에선 이 두 선수가 너무 쉽게 공간을 만든 점에 분노했을 것이다. 그는 집중력 부족 문제를 반복해서 지적해왔다. 토트넘전에서는 절대 비슷한 상황이 반복돼선 안 된다.

하지만 의지는 남아 있었다. 이번 유로파리그에서 여러 차례 보여준 것처럼, 맨유는 간절함만 있다면 어떤 흐름도 되돌릴 수 있는 팀이다.
브루노
결승전, 마음은 이미 빌바오에

결승전을 앞두고 런던에서 맞이한 따사로운 금요일 밤.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겐 말 그대로 ‘예열’이었다.

"우리한텐 그냥 몸풀기 경기야." 원정 응원을 떠난 한 팬의 말처럼, 킥오프 전 스탬포드 브리지 셰드엔드 상층은 햇살과 응원가로 가득했���.
“Follow, follow, follow, cos United are going to Bilbao…” 이 노래는 킥오프부터 경기 종료까지 끊기지 않았다. 빌바오 현장 분위기 역시 뜨거울 것이 분명하다.

선수단 측면에서 보자면, 아모링 감독은 철저한 보호모드로 선수들을 포장하려 하진 않았다. 오히려 교체 타이밍을 통해 본인이 믿는 주축 선수들을 드러낸 셈이었다. 메이슨 마운트와 카세미루가 가장 먼저 빠졌고, 이어 루크 쇼와 브루노가 교체됐다.
맨유 팬
매과이어의 테스트

아모링 감독은 최근 몇 주간 매과이어의 출전 시간을 신중히 조율해왔다고 기자들에게 밝힌 바 있다. 그래서 그가 이번 경기에 나서지 않을 거라는 예상도 있었지만, 오히려 이 경기는 빌바오에서 마주할 격렬한 결승전을 앞두고 자기 자신을 시험해볼 완벽한 기회였다.

브루노의 크로스를 받아 15분경에 완성한 매과이어의 슛은 완벽했다. 무릎을 꿇고 미끄러지는 세리머니까지!

득점은 무효 처리됐지만, 그 장면에서 누구도 놀라지 않았다는 점은 그가 최근 얼마나 신뢰를 회복했는지를 보여준다.

전반 막판엔 또 하나 인상적인 장면이 있었다. 첼시가 코너킥을 짧게 처리하려던 순간, 매과이어가 전력질주로 페드로 네투에게 달려들었고, 볼 경합에서 우위에 있던 네투는 순간적으로 도전을 포기했다. 심리 싸움에서 매과이어가 완승한 셈이다.

축구는 미세한 심리 변화로 전체 그림이 바뀌는 스포츠다. 빌바오에서 매과이어의 무릎 슬라이딩 세리머니가 다시 나올 수 있길 기대해보자.
매과이어
‘아마드’라는 보너스

이젠 너무 당연하게 느껴지지만, 아마드는 유로파리그 결승전에 뛸 수 있는 상태다. 그러나 불과 몇 주 전까지만 해도 복귀 시점은 물론, 시즌 내 재출전 가능성조차 불투명했다.

훈련장 복귀 소식이 희망을 줬고, 아틀레틱 클럽 원정 대승에서 보여준 짧은 출전은 완전히 분위기를 띄우는 계기가 됐다.

이제 맨유는 가장 특별한 무기를 가진 선수를 ‘컨디션 완비’ 상태로 데려간다. 첼시전에서도 그는 공을 잡을 때마다 위협적이었고, 특히 79분경에 보여준 유연한 돌파와 슈팅은 상대 골키퍼에게 어렵지 않은 선방을 요구했다.

아마드가 가진 돌파 감각, 발 밑 기술, 신체 활용 능력은 스쿼드 내 다른 선수들과는 완전히 다르다. 이런 자산은 결승전에서 엄청난 무기가 될 수 있다.
 

부상자 리스트

결승전 직전 마지막 경기에서 보여준 아모링 감독의 접근법은 토트넘의 앤지 포스테코글루 감독과는 완전히 달랐다. 포스테코글루는 주요 선수 대부분을 아예 쉬게 했다.

과연 어떤 방식이 더 옳았을까? 결국 빌바오에서의 승자가 그 답을 말해줄 것이다. 다만, 토트넘은 파페 마타르 사르가 부상으로 교체된 후 곧바로 터널로 들어가는 장면을 목격해야 했다.

반면 맨유는 브루노, 아마드, 매과이어가 한 차례씩 쓰러져 팬들을 긴장하게 했지만, 다행히 명백한 부상 없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아모링 감독의 ‘리스크 감수’는 결과적으로 성공적이었을 수도 있다. 결국, 맨유는 늘 위험을 감수해 온 팀이다.

또 한 번의 아픈 패배였지만, 이 경기가 결승전 준비에 있어 완벽한 테스트가 되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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