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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 : 특별한 스쿼드 사진

수요일 24 12월 2025 09:00

“우리가 목표로 하는 건, 어릴 적 보며 자랐던 팀 사진처럼 아름답고 상징적인 한 장의 사진을 만드는 것입니다.”

2025/26 시즌 촬영을 맡은 사진작가 벤 더피의 이 설명은 단번에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어릴 적이면 시즌 첫 매거진이나 매치데이 프로그램이 나오기를 손꼽아 기다리곤 했다.

대개 그 안에는 해당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단 전원이 새 유니폼을 입고, 전 시즌 트로피를 자랑스럽게 들고 있는 A4 사이즈의 윤기 나는 스쿼드 사진이 중앙 면을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조심스럽게 그 페이지를 뜯어 방 한쪽 벽에 붙여두고, 다음 여름이 올 때까지 — 혹은 팀의 성과와 얼굴들이 마음에 들면 그보다 더 오래 — 그대로 두곤 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우리 역사 속 각 장면을 봉인해 두는 타임캡슐과도 같았던 이 전통은 여러 이유로 조금씩 사라져 갔다.
 
구단 기록에 따르면, 남자팀의 마지막 공식 스쿼드 사진은 2019/20 시즌이었고, 여자팀은 2018년 팀 창단 이후 이런 방식으로 한자리에 모여 공식 촬영을 한 적이 없었다.

지금까지는 말이다…

12월 12일 금요일, 화창한 아침의 캐링턴에서 나는 그 현장을 직접 보기 위해 선수단 체육관으로 초대받았다.

먼저 여자팀 차례였고, 마크 스키너 감독이 선수들을 데리고 들어오기 전, 나는 사진 구도를 잡는 데 잠시 ‘대역’ 역할을 맡아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앞줄은 벤치에 앉고, 중간 줄은 서 있으며, 맨 뒤 줄은 또 다른 벤치 위에 서서 가운데 선수들 위로 우뚝 솟아 보이도록, 총 세 줄로 명확히 구분돼 있었다.

각자 앉거나 설 자리를 알려주는 흰색 카드가 바닥에 놓여 있었고, 맨 아래에는 스키너 감독과 주장 마야 르 티시에가 함께 자리했다. 세 명의 골키퍼는 그 뒤에 서고, 나머지 선수들은 키 순서에 따라 대략적으로 배치됐다. 도미니크 얀센, 프리돌리나 롤포처럼 키가 큰 선수들은 뒤쪽에 섰다.
 
선수들은 모두 함께 도착했고, 유일하게 빠진 이는 셀린 비제트 돈눔이었다. 노르웨이 출신의 그는 최근 2026년에 첫 아이를 출산할 예정이라는 소식을 전했다.

전통적으로 스쿼드 사진은 올드 트라포드 그라운드에서 촬영되거나, 그렇게 보이도록 편집돼 왔지만, 2025/26 시즌 사진의 배경은 체육관이었다. 평소엔 밝은 조명 공간이지만, 이날은 천장 조명이 낮춰졌고 붉은 배경 조명이 유니폼 색감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벤 더피는 세 명의 어시스턴트와 함께 카메라를 조작했고, 셔터가 눌릴 때마다 거대한 플래시가 번쩍였다.

“우리 다 이렇게 포즈 취해볼까요?” 밀리 터너가 농담 삼아 이두근을 자랑하며 말했다. 올여름 영입된 제스 파크는 자신의 이름표를 종이비행기로 접으며 시간을 보냈다.
 
선수들은 몇 밀리미터씩 좌우로 위치를 조정해야 했고, 벤이 정중하게 자리를 안내하던 사이, 완전히 유니폼을 갖춰 입은 마누엘 우가르테가 고개를 내밀었다.

곧이어 디오고 달롯, 그리고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들어오면서, 체육관은 남자 1군 선수들로 가득 찼다. 이들은 자신들의 촬영을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여기엔 반전이 있었다. 수개월에 걸친 세심한 준비와 빡빡한 일정 조율 끝에, 구단 역사에 남을 장면이 곧 탄생할 참이었다.

여자팀 촬영이 끝난 뒤 남자팀이 들어올 자리를 만들기 위해 벤치가 몇 개 더 놓였고, 맨유 최초로 남녀 1군이 함께하는 합동 스쿼드 사진 촬영이 진행됐다.

소셜미디어 담당자인 제이크는 마테우스 쿠냐에게 고프로 카메라를 건넸고, 늘 분위기 메이커인 그는 해리 매과이어, 루크 쇼와 농담을 주고받은 뒤 자리를 잡았다.

후벵 아모링 감독은 맨 앞에서 스키너 감독을 찾아 따뜻하게 악수한 뒤, 나란히 앉았다.
 
남자팀 선수단 규모가 더 커 정확히 반씩 나뉘진 않았지만, 페르난데스와 르 티시에가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은 퍽 보기 좋았다. 아카데미 출신인 톰 히튼과 사피아 미들턴-패텔은 커리어의 양 끝에 서 있지만, 나란히 배치된 만큼 맨유 시스템을 거쳐 온 경험에 대해 충분히 나눌 수 있었을 것이다.

전체를 세어보니 두 명의 감독을 포함해 총 49명이었다. 여기에 한 명이 더해질 예정이었는데, 이날 베냐민 세슈코가 몸이 좋지 않아 참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그는 곧 회복했다.

더피와 그의 팀은 노트북으로 매번 결과물을 확인하며, 촬영 사이사이에 필요한 조정을 거쳤다.

곧 만족스러운 컷이 나왔고, 여자팀은 주말 경기를 준비하기 위해 자리를 떠났다.
비하인드 대화를 제외하면, 이 사진을 남기는 데 걸린 시간은 고작 10분 남짓이었다. 하지만 이 이미지는 이제 세대를 넘어 살아남게 될 것이다.

우리가 세피아 톤의 사진으로 맷 버스비 경의 위대한 팀들을 떠올릴 수 있듯, 미래의 팬들 역시 이 스쿼드 사진을 보며 이 해에 맨유의 시니어 팀을 대표했던 얼굴들이 누구였는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꽤나 숙연해지는 경험이고, 남자팀만 남아 촬영을 이어갈 때도 그 감정은 이어졌다.

“사진 찍는 거, 쉽지 않아요 여러분!” 플래시가 잠시 멈춘 사이 아모링 감독이 웃으며 말했다. 솔직히 맞는 말이다.

하지만 결과물은 모든 과정을 충분히 보상해준다. 현재를 담은 한 장의 엽서, 하나의 클럽.

맨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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