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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의 ‘기사‘들

데이비드 베컴이 국왕 생일 훈장(King's Birthday Honours) 수훈자로 선정돼 기사 작위를 받게 된다는 소식이 토요일 공식 발표되면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 인물 중 단 다섯 번째로 이 엘리트 그룹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트레블을 달성한 이 전설적인 선수는 이전에 이 영예를 받은 세 명의 클럽 아이콘과, 비교적 덜 알려진 한 명의 전직 레드 선수에 이어 작위를 받게 된다.

첫 번째는 맷 버스비 경이다. 그는 1969년 6월, 유나이티드를 잉글랜드 클럽 최초로 유러피언컵 정상에 올려놓은 공로로 기사 작위를 받았다. 1968년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벤피카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으며, 보비 찰턴(2골), 조지 베스트, 브라이언 키드 등 유소년 시스템 출신들의 골로 완성된 승리였다.

이 감격적인 우승은 뮌헨 참사로부터 정확히 10년 만의 일이었다. 당시 사고로 여덟 명의 선수를 포함해 23명이 목숨을 잃었고, 버스비와 찰턴도 중상을 입었다. 그 참혹한 상황 속에서도 팀을 재건한 버스비 경의 능력은 유나이티드의 정신을 상징하며, 지금도 우리 모두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다음은 가장 덜 알려진 기사, 월터 윈터바텀 경이다. 그는 1978년 기사 작위를 받았으며, 잉글랜드 대표팀 초대 감독이 되기 전 맨유 선수로 1936/37, 1937/38 시즌에 걸쳐 총 27경기에 출전한 이력이 있다.

그다음은 바비 찰턴 경이다. 그는 유나이티드와 잉글랜드 대표팀 양쪽에서 전설적인 활약을 펼쳐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축구 인물 중 한 명으로 기억된다. 바비는 1994년, 여왕으로부터 공식적으로 기사 작위를 수훈했다. 축구계의 진정한 신사였다.

그리고 알렉스 퍼거슨 경은 1999년 6월, 바르셀로나 캄 노우에서 트레블을 완성한 직후 기사 작위를 받았다. 잊을 수 없는 그 밤 이후였다.
버스비 경은 기사 작위 전까지 CBE(대영 제국 훈장 사령관급)를 받은 바 있었고, 바비와 윈터바텀 경은 OBE(훈장 장교급)와 CBE를 모두 수훈한 바 있다. 퍼거슨 경 역시 OBE와 CBE를 모두 받은 후 기사 작위를 받았다.

이번 수훈 발표 직후, 베컴은 PA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동런던에서 애국심 강한 부모님과 조부모님 밑에서 자라면서, 이런 크나큰 영예를 받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국가대표로 뛰고, 또 주장 완장을 찬 것은 내 커리어에서 가장 큰 특권이었고, 문자 그대로 어린 시절의 꿈이 현실이 된 순간이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을 할 수 있는 건 정말 큰 행운이며, 그 일들로 인해 이렇게 인정받게 된 것도 감사할 따름이다. 이 소식을 온전히 실감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 하지만 정말 자랑스럽고, 가족과 함께 이 감동적인 순간을 나눌 수 있어 벅차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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