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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과이어의 결승 출사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수비수 해리 매과이어는 후벵 아모링 감독이 “매일 훈련에서 드리블을 시킨다”며 재치 있게 농담을 건넸다. 유로파리그 결승을 하루 앞두고, 빌바오 산 마메스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매과이어는 유나이티드가 아틀레틱 클럽을 상대로 1차전에서 3-0 완승을 거뒀던 그 경기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오른쪽 측면에서 수비수를 제치고 완벽한 크로스를 올려 마누엘 우가르테의 터치에 이은 카세미루의 득점으로 이어졌다.

이는 올 시즌 그가 남긴 여러 공격 기여 중 하나였다. 앞서 리옹과의 8강 2차전에서는 종료 직전 결승골을 넣으며 5-4 승리를 이끌기도 했다.

토트넘 홋스퍼와의 유로파리그 결승을 하루 앞둔 기자회견에서 매과이어는 아모링 감독, 주장 브루노 페르난데스와 함께 산 마메스 미디어룸에 자리했다. 한 기자가 그에게 바스크 지역에서의 드리블 장면을 언급하며 장난스럽게 질문하자, 매과이어는 이렇게 답했다.
“감독님이 매일 저한테 드리블 시키세요, 윙에서 오르락내리락 하면서요!”
매과이어는 유쾌하게 웃으며 농담을 건넸고, 곧 이어 진지하게 말했다.

“아틀레틱 클럽전에서 어쩌다 측면에 있게 됐는데, 좋은 크로스를 올릴 수 있었고 카세가 골로 마무리했죠. 물론 경기 후반에 최전방으로 올라가는 상황도 있었고요.

하지만 내일 밤엔 그런 상황이 없기를 바랍니다. 제가 공격수처럼 올라가 경기를 쫓아가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 수비수로서 리드를 지키고 싶습니다. 항상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할 준비는 되어 있지만, 저는 역시 제 본래 포지션에서 뛰는 게 가장 좋습니다.”
 
맨유가 마지막으로 유로파리그 결승에 올랐던 2021년 비야레알전에서는, 매과이어가 부상으로 결장한 것이 치명적인 손실로 여겨졌고, 결국 고된 승부차기 끝에 패배���다.

당시 매과이어의 존재감은 명백했지만, 이후 몇 년은 그의 커리어에서 가장 힘든 시기였다. 큰 정신력을 요구하는 시간이었다.

그는 다시 폼을 끌어올리며 프로 선수로서 훌륭한 본보기가 되었고, 이번 기자회견에서도 성공과 실패에 얽매이지 않으려 한다고 밝혔다.
 
“다시 팀에 복귀해서 꾸준히 출전하는 건 정말 기분 좋은 일입니다. 이번 시즌 저는 많은 경기에 나섰고, 언론이나 외부 평가에 너무 흔들리지 않으려 합니다.

이 클럽에서 뛰다 보면, 한 주는 엄청난 선수처럼 보이다가 다음 주엔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하죠. 그런 게 이 클럽의 일상이기 때문에 저는 너무 의미를 두지 않으려고 해요. 가능한 한 평정심을 유지하고, 매 경기 최선을 다하려 합니다. 그게 선수가 할 수 있는 전부니까요.”
매과이어는 프리미어리그와 유로파리그에서의 팀 성적 차이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말했다.

“이 클럽에서 뛴다면 매 경기 이기고 싶은 게 당연합니다. 하지만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는 너무 들쭉날쭉했고, 충분히 이기지 못했습니다. 우리도 그 점을 잘 알고 있고, 좋지 않았습니다.
반면 유로파리그에서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고, 우리가 누구든 이길 수 있는 팀이라는 걸 다시 한번 증명했습니다.

다음 시즌에는 완전한 프리시즌 준비와 함께 훨씬 나은 시즌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선수들 모두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내일 밤이 먼저입니다. 아주 특별한 밤, 특별한 순간이고, 우리는 그 경기를 위해 잘 준비해왔고 정말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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