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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 : 뉴저지에서의 승리

“맨체스터로 데려가줘요!” 뉴저지 메트라이프 스타디움, 몇몇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이 몸을 풀고 있을 때, 한 팬이 외쳤다.

2025년 미국에서 치르는 첫 경기는 시즌 준비를 위한 체력과 리듬을 쌓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다. 하지만 저 외침이 보여주듯, 수천 명의 팬들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나아가 맨체스터라는 도시에 대한 애정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팬들의 정체성에 큰 영향을 주는 그 도시 말이다.

미국 경기장으로 향하는 길은 영국과는 완전히 다르다. 영국의 축구 경기장은 전통적으로 팀이 대표하는 지역사회 안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경기장 옆에는 늘 주택과 펍이 붙어 있다.

뉴저지의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은 광활한 주차장 한가운데 있다. 팬들은 ‘테일게이팅’이라 부르는 이곳에서 고기를 구워 먹고, 아이스박스에서 시원한 맥주를 꺼내며 새 친구, 오래된 친구들과 어울린다. 다르지만, 영국 펍과 똑같은 본질에서 비롯된 문화다. 친구들과 수다를 떨고, 새 친구를 사귀는 공간. 축제 같은 분위기 속에서도 ‘맨유’와 ‘맨체스터’가 중심에 있다. 바비큐에는 치킨 윙, 스피커에서는 스톤 로지스와 오아시스. 머리엔 뉴욕 양키스 모자, 몸에는 맨유 유니폼.

경기장 내부에서 맨유 선수단은 올드 트라포드에서보다 늦게 도착했다. 이날은 더블헤더 일정이 있었기 때문. 그래서 경기 시작 3시간 반 전, 호텔에서 단체 식사를 마쳤고, 선수단 분위기는 좋았다.
뉴저지로 향하는 여정은 금요일 시카고 솔저필드에서 열린 공개 훈련으로 시작됐다. 외부 언론은 스트레칭 세션과 스프린트 테스트를 지켜보며 팬들과 인사를 나누는 선수들의 모습을 담았다. 이후 후벵 아모링 감독은 비공개 전술 훈련으로 강도 높은 세션을 이어갔다.

수요일 시카고 파이어 훈련장에서의 세션은 매우 강도 높게 진행됐다. 목요일은 회복 중심으로 속도를 낮추고 전술적인 지침 위주였고, 금요일에는 다시 강도가 올라갔다. 훈련 마지막 슈팅 연습에서는 선수들의 경쟁심이 그대로 드러났다. 마테우스 쿠냐는 멋진 감아차기를 보여줬고, 디오고 달롯과 해리 매과이어도 멋진 골을 만들어냈다. 브루노 페르난데스는 페널티킥을 집중적으로 연습하며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훈련을 마친 브루노는 돌아가는 길에 구단 투어 중인 카메라 오퍼레이터 키스와 노엘을 깜짝 방문했다. 이들은 올해로 구단에서 근무한 지 25주년을 맞았다. 이 장면은 <투어 다이어리: 에피소드 3>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후 아모링 감독과 쿠냐가 미디어 인터뷰에 나섰다. 이들의 코멘트는 이미 많은 매체에서 보도됐을 것이다. 아모링은 늘 그렇듯 유쾌하게 인터뷰에 임했고, 신입생 쿠냐 역시 첫 기자회견에서 좋은 인상을 남겼다. 아모링은 그를
“겸손하지만 자신감 있고 친근한 성격”
이라고 설명했다. 맨유에 잘 어울리는 인물이다.

호텔에서 다시 컨디션을 정비한 뒤, 선수단은 뉴저지로 이동했다. 저녁 늦게 도착한 호텔에서는 허드슨강 너머 뉴욕 스카이라인이 장관을 이뤘다. 누구나 감탄할 수밖에 없는 광경이었다.
그 시각 거리에는 미국과 캐나다 전역에서 몰려든 맨유 팬들이 가득했다. 많은 팬들에게 이번 경기는 뉴욕을 방문할 수 있는 드문 기회이기도 했다. 유럽에서 원정 경기를 따라다니는 팬들과 마찬가지로, 축구와 여행의 조합은 언제나 꿈 같은 것이다. 선수들도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최근 인터뷰에서 토비 콜리어는 이렇게 말했다.
“축구의 가장 좋은 점은 새로운 장소에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거예요.”


경기장 안에서는 또 다른 새로운 시도가 이어졌다. 맨유는 좋은 출발을 보였다. 기자는 라스무스 호일룬이 경기 시작 1분 만에 수비수를 따돌리고 골대를 맞히는 장면을 골대 옆에서 바로 볼 수 있었다. 그 눈빛에는 집중력과 투지가 그대로 드러났다. 아모링 감독은 경기 후 호일룬의 투지와 헌신을 칭찬했다.

호일룬만이 아니었다. 패트릭 도르구, 레니 요로, 아마드, 코비 마이누, 그리고 마누엘 우가르테 모두 피지컬 싸움에서 강한 모습을 보였다. 올여름 맨유 선수단은 예년보다 훨씬 탄탄하고 날렵해 보인다는 평가도 많다. 이미 7월 초 캐링턴으로 복귀한 이후 그런 모습이 감지됐다.

“그건 최소한의 기준입니다.” 아모링 감독이 말했다. “세계 최고의 리그에서 뛰려면 완벽한 몸 상태를 유지해야 하죠. 그리고 팀 내에는 치열한 경쟁이 있습니다. 유럽 대회가 없는 지금, 선발은 11명뿐입니다.”

웨스트햄전 선발 11명은 아스널과의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에 나설 베스트 멤버를 뜻하지는 않는다. 새 영입생 브라이언 음뵈모는 아직 출전 준비가 덜 됐고, 조슈아 지르크제는 가벼운 부상에서 회복 중이며, 누사이르 마즈라위도 작은 부상으로 결장했다.

출전한 선수들은 좋은 활약을 펼쳤다. 아모링은 전반전에 만족했다. 프리시즌 두 번째 경기였지만, 강한 강도와 집중력이 있었다. 선수들 간의 소통도 활발했다. “소통은 중요합니다.” 우가르테는 경기 후 이렇게 말했다. 기자석에서도 그 소리가 들렸다. 중앙 수비수 마타이스 더 리흐트는 가장 활발하게 소리쳤고, 시카고에서 연습한 전방 압박 훈련이 경기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레니 요로의 전진 돌파도 눈에 띄었다. 아마드와 함께 오른쪽 윙백 조합으로 나섰고, 공격 상황에서 활발하게 협력했다. 아마드는 전반 추가시간 수비에서 태클 후 프리킥을 얻어내며 수비력까지 증명했다. 반대로 레니는 29분, 상대 박스 근처에서의 침착한 마무리로 공격력도 보여줬다.

중원에서는 우가르테와 마이누가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아모링은 마이누에 대해
“엄청난 재능”
이라며 “리듬과 템포를 더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저는 항상 코비에게 리듬을 강조해요. 그는 이미 굉장히 잘하지만, 더 잘할 수 있습니다.”

잉글랜드 유망주는 올 시즌 보다 수비적인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는 좀 더 전방에서 뛰었지만, 전 코비가 항상 공과 함께하는 위치에 있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전반 종료 직전, 오른쪽 측면에서의 장면이 그를 잘 보여줬다. 알타이 바인디르가 빠르게 공을 빼줬고, 마이누가 속도감 있게 연결했다. 중앙에서는 쿠냐가 절묘한 방향 전환으로 수비수를 제쳤다. 프리시즌의 좋은 신호였다.

하늘 위로는 개인 비행기가 경기장 위를 맴돌았다. 관중석 최상단에서도 비슷한 시야였을 테지만, 모두가 경기를 즐기고 있었다.

브루노의 후반전 골은 이날 최고의 순간이었다. 완벽한 슛이었다. 골대 뒤에서는 교체 선수들이 워밍업을 하고 있었고, 팬들은 그 광경도 즐겼다. 해리 매과이어가 교체 투입될 땐, 가장 큰 환호가 쏟아졌다. 바로 직전에 자로드 보웬이 감각적인 골로 한 점을 만회하긴 했지만 말이다.

경기 막판에도 좋은 장면은 있었다. 72분 치도 오비는 훌륭한 개인기를 선보였다. 하지만 추가 기회 없이 경기는 마무리됐고, 종료 직전 바인디르가 멋진 선방을 보여줬다.
 
아모링
아모링은 경기 후, 대거 교체 투입된 10명의 선수들이 초반 멤버들과 동일한 리듬을 보이기는 어려웠다고 인정했다.

“개인 수비 상황에서 잘 막아냈고, 골킥 상황에서 전방 압박이 잘 이뤄져 공을 탈취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공을 소유했을 때 좀 더 긴 점유를 가져가야 합니다. 박스 근처에서는 너무 작은 공간을 찾으려 했고, 박스 안으로 더 침착하게 연결할 수 있었어요. 교체 이후에는 다소 고전했지만, 팀을 발전시키기 위한 좋은 테스트였습니다. 어린 선수들이 많은 상황에서 경기에 나서는 건 쉽지 않지만, 우리는 여전히 성장할 여지가 많습니다.”


그리고 시간은 충분하다. 맨유 선수단은 일요일 하루를 휴식일로 보내며 시카고에서 현지 문화를 즐길 예정이다. 일부는 야구 경기를 관람하고, 또 다른 선수들은 해변을 찾을 생각을 하고 있다.

어디를 가든, 그들은 팬들과 마주칠 것이다. 우가르테는 최근 몇 달 동안 영어 실력을 키운 덕분에 첫 인터뷰를 영어로 진행하며 이렇게 말했다.

“미국엔 매일같이 맨유 팬들을 볼 수 있습니다. 호텔에서도, 거리에서도요. 우리가 어디 있는지를 이해하는 게 중요하죠. 우린 이 시간을 즐기고 있지만, 동시에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비록 팬들을 맨체스터로 데려가진 못하겠지만, 맨유는 뉴저지와 시카고, 그리고 곧 애틀랜타에 이르기까지 MUFC의 흔적을 곳곳에 남기고 떠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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