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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이 돌아보는 맨유에서의 생활

오늘(8월 23일)은 마이클 캐릭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데뷔한 지 19주년이 되는 날이다. 캐릭은 이 특별한 순간을 맞아 당시를 되돌아보며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월센드 출신 미드필더 캐릭은 2006년, 25세의 나이로 토트넘 홋스퍼에서 맨유로 이적했다. 하지만 시즌 준비 과정에서 부상을 입어 개막전에는 나서지 못했고, 두 번째 경기에서야 데뷔전을 치렀다.

그의 첫 무대는 찰튼 애슬레틱 원정이었다. 당시 1-0으로 앞서던 77분, 박지성을 대신해 교체 투입됐다. 이후 루이 사하와 올레 군나르 솔샤르가 연속골을 넣으며 승리를 확정지었다.

“세월이 빠르네요!”
캐릭은 이 기념일을 상기하자 웃으며 말했다. “그날을 정말 또렷이 기억하고 있습니다.

”풀럼과의 개막전에서 팀이 정말 좋은 경기를 했는데, 저는 스탠드에서 지켜봐야 했습니다. 물론 뛰고 싶었지만, 홈 선수 입장에서 어떤 경험인지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는 꽤 괜찮았던 순간이었죠.“
 
언제나 팀을 먼저 생각하는 캐릭은 그날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솔샤르의 득점을 꼽았다. 노르웨이 공격수 솔샤르가 2003년 9월 이후 긴 부상 공백을 딛고 마침내 골을 터뜨린 것이다.

“풀럼전 이후 수요일 밤, 드디어 나도 동료들과 함께 경기에 나설 수 있었습니다.”
캐릭은 이어 말했다. “올레가 오랜만에 골을 넣은 게 정말 큰 사건이었어요. 선수들이 모두 그를 위해 기뻐했죠. 저 역시 맨유 선수로 그라운드에 설 수 있었다는 게 아주 특별했습니다.”
캐릭은 데뷔를 오래 기다린 만큼 그라운드에 들어설 때 이미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 라이언 긱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리오 퍼디난드 같은 스타들과 함께 뛰게 된다는 사실이 그를 설레게 했다.

“정말 좋은 팀에서 뛰게 돼서 너무 기대됐습니다.”
전 맨유 주장은 말했다. “토트넘에서도 좋은 팀에 있었지만, 맨유의 수준은 또 달랐고, 함께 뛰는 선수들의 클래스는 특별했습니다. 그런 선수들과 함께 그라운드에 설 수 있다는 사실이 큰 특권이라고 생각했죠.

”흥분도 됐고, 긴장도 조금 됐고, 뭘 기대해야 할지 모르는 부분도 있었지만, 빨리 경기를 경험하고 팀의 일원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의 첫 선발 출전은 며칠 뒤 왓퍼드 원정이었다. 맨유는 2-1로 승리했고, 캐릭은 경기 후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다.
 
“경기가 끝났을 때, 단순히 ‘좋은 결과다, 승리했으니 됐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감독님은 매우 화가 나 계셨죠. 저 개인에게는 아니었지만, 팀 전체가 더 잘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순간 깨달았습니다. 여기서는 단순히 이기는 게 다가 아니구나. 어떻게 이겼는지, 경기력이 어떤 수준인지가 훨씬 더 중요하다는 걸요.“
잉글랜드 대표 출신 미드필더 캐릭은 알렉스 퍼거슨 감독으로부터 특별히 많은 피드백을 받은 적은 없었다고 회상했다. 늘 스스로 해내야 하는 선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캐릭은 빠르게 적응했음에도 한 번도 안주하지 않았다.

“이 클럽의 특별한 점은,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다고 해도 절대 안주할 수 없다는 겁니다. 리그 우승,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해도 항상 ‘다음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뒤따랐습니다.

‘이 정도면 됐다’라는 생각은 할 수 없었죠. 언제까지 이 순간이 이어질지 알 수 없으니까 계속 더 나아가야 했습니다. 그게 당시 우리 문화였고, 성공의 원동력이었습니다.“

캐릭은 첫 시즌부터 프리미어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이후 2018년 은퇴까지 12년 동안 프리미어리그 5회, 챔피언스리그, FA컵, 리그컵 4회 등 수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성공적인 커리어였다.

곧 열릴 셀틱과 맨유의 레전드 매치에서 캐릭은 다시 축구화를 신고 팬들 앞에 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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