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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폭풍이 지나가고 무지개가 뜰까?

후벵 아모링은 지난 시즌을 이렇게 마무리했다. “좋은 시절이 오고 있습니다.” 맨유 팬들에게 희망을 잃지 말라고 당부하며 말이다.

그 말이 우리 감독의 입에서 나온 지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았다. 당시 우리는 챔피언스리그 8강에 올랐던 애스턴 빌라를 상대로 2-0 완승을 거두며 인상적인 시즌 마무리를 선보였다.

하지만, 물론, 맨유 이야기는 이미 빠르게 다음 장으로 넘어갔다. 몇몇 선수는 팀을 떠났고, 기대를 모으는 새로운 영입이 있었다. 그의 이름은 마테우스 쿠냐다.

그리고, 혹시라도 당신이 디지털 디톡스를 하느라 이 글이 처음 접하는 콘텐츠라면 모르겠지만, 2025/26 프리미어리그 시즌 일정이 오늘(6월 18일 수요일) 공개됐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다음 시즌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팬으로서,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전 세계 수백만 명의 팬에게 각각 묻는다면, 아마도 서로 다른 답을 듣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 여기서 회피하지 말자 – 지난 시즌은 우리 클럽 역사상 50년 만에 가장 좋지 않은 시즌이었기 때문이다. 구단은 안팎으로 격변기를 겪고 있다.

그렇다면 다음은?

어떤 팬은 비관적이고, 또 어떤 팬은 낙관적이다. 나는 확실히 후자다. 왜냐하면… 그냥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나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살아가는 게 훨씬 수월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자부심과 에너지를 갖고 말할 수 있다. 예상 밖의 상황을 이겨내고 도전과 어려움, 심지어 비극까지 극복하는 일은 이 클럽의 DNA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 말이다. 선수단의 절반이 비행기 사고로 세상을 떠난 지 불과 10년 만에 유럽컵을 들어올린 팀이라면… 챔피언스리그 복귀쯤은 충분히 해낼 수 있다.

아모링이 부임한 직후, 지난 시즌에 겪은 '폭풍'은 이미 예상했던 바라는 점을 밝힌 것도 안심할만한 대목이다. 물론 15위라는 순위까지는 생각하지 못했겠지만, 어느 정도의 성장통은 각오했다는 얘기다.

이건 최근 유나이티드 위 스탠드와 심도 있는 인터뷰에서 오마르 베라다 CEO도 언급했던 내용이다. 후벵을 시즌 도중에 선임한 결정은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을 바탕으로 이뤄졌으며, 그의 첫 몇 달 동안 우리가 겪은 ‘고통’은
“앞으로 큰 도움이 될 것”
이라는 설명이었다.
 
이적 시장에서 보여준 신속한 움직임 역시 고무적이다.

나는 지난 시즌 맨유의 가장 큰 문제점이 득점력 부족이었다고 본다. 강등을 면한 팀 중에 우리보다 적게 득점한 팀은 에버턴(42골)밖에 없었다. 우리는 고작 44골을 넣었다. 그런 상황에서 마테우스 쿠냐를 영입한 것은 –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15골, 여기에 어시스트 6개까지 기록한 – 분명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그는 지난 시즌 리그에서 공격 포인트 부문 상위 10위 안에 든 선수였다.

베라다는 UWS 인터뷰에서 더 많은 영입이 있을 것이라는 힌트도 남겼다.
“우리는 가능한 한 빨리 추가 영입을 마무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라고 말했다.

영입과 방출을 잠시 접어두고 보면, 브루누 페르난데스가 올드 트라포드에서의 커리어를 이어가겠다는 발언을 남긴 것도 엄청난 희소식이다. 아마도 이번 여름 최고의 뉴스일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 가장 큰 변화는 내부에서 일어나야 한다.

지난 시즌 말미에는 일부 혼란스러운 모습도 있었다. 유로파리그 우승(그리고 챔피언스리그 진출)의 가능성이 있었기에 특정 경기를 위한 로테이션과 전략이 병행됐다. 목요일 밤에 좋은 경기를 펼친 후, 주말 리그 경기에서는 흐트러지는 모습도 자주 나왔다.

이제는 훨씬 더 명확한 목표가 있다. 후벵 아모링은 이미 선수단에 익숙한 인물이며, 그의 축구 스타일은 수개월 간 적용되어 왔다. 그리고 이번 프리시즌을 통해 더욱 다듬어질 것이다. 목표는 단순하다. 프리미어리그 성공.

지난 시즌의 결과는 반드시 우리 경기력을 온전히 반영하지는 않았다. (주요 원인은 득점력 부족) 하지만 시즌이 진행될수록 우리는 아모링의 3-4-2-1 시스템에 대한 해석과 이해도를 점차 높여갔다. 아마드, 해리 매과이어, 메이슨 마운트 같은 선수들이 확연한 발전을 보였고, 아이든 헤븐과 치도 오비도 젊은 재능을 보여주었다.

애스턴 빌라와의 시즌 최종전은 우리 팀의 잠재력을 가장 잘 보여준 사례였을지도 모른다. 물론 판정 논란이 경기 이후 많은 화제를 모았지만, 유나이티드 팬들에게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우리가 정말 강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는 점이다. 우리는 챔스 진출이 걸린 빌라의 시즌 최대 경기를 상대로 10개의 유효 슈팅을 기록했고, 상대는 단 1개에 그쳤다.
 
2025/26 시즌 개막전 상대는 지난해 2위를 차지한 아스널이다. 이후에는 맨체스터 시티(원정), 첼시(홈)와 같은 어려운 일정이 빠르게 이어진다.

하지만 흥미로운 건, 지난 시즌 우리가 이 세 팀을 상대로 단 한 경기도 패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비록 클럽 전체적으로는 역사적으로 암울한 시즌이었지만, 맨시티 원정, 리버풀 원정 등 몇몇 중요한 경기에서는 우리 팀이 가진 높은 잠재력을 엿볼 수 있었다. 과제는 단 하나, 그런 퍼포먼스를 더 자주, 더 꾸준히 펼치는 일이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가 앞서 언급한 득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훨씬 더 쉬워질 것이다.
물론 비관론자들은 지금까지 내가 말한 모든 것을 반박할 수 있다. 그리고 그들을 탓할 수도 없다. 지난 시즌은 참으로 견디기 힘든 시간이었다. 그리고 2013년 알렉스 퍼거슨 은퇴 이후, 우리는 수많은 ‘헛된 희망’들을 경험해 왔다.

그렇다면, 왜 낙관을 선택하지 않겠는가?

지난 시즌이 1973/74 강등 시즌 이후 최악이라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겠지만, 그 암흑기 이후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를 말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당시 강등을 지휘했던 토미 도체티 감독은 2부리그를 지배했고, 1부리그 복귀 첫 시즌부터 맨유를 리그 선두권으로 이끌었다.

이 이야기가 주는 교훈은 간단하다. 축구에서는 상황이 금세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맨유도 그렇게 될 것이다.

그러니, 지금은 희망 속에 살아보는 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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