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쿠냐와 맨유, 환상의 호흡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처음 유니폼을 입었을 때 모두가 느꼈던 그 감정처럼, 300번째 출전을 달성한 주장 뒤에서 또 다른 그런 부류의 선수가 첫 골을 터트렸다. 마테우스 쿠냐가 맨유 유니폼을 입고 뛰는 모습은 그 자체로 완벽하다.

브라이튼전에서 나온 골은 헤드라인을 장식했고, 스카이스포츠와 매치 오브 더 데이 분석의 중심이 됐으며, 라디오와 신문에서도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맨유 팬들은 이미 알고 있었다. 안필드 원정은 우리의 새로운 10번에 대한 깊은 애정이 완성된 순간이었다. 골을 넣든 넣지 않든 말이다.

리버풀전에서 빛나기 위해서는 강단이 필요하다. 쿠냐는 그것을 보여줬다. 그는 투지를 지닌 예술가이자, 공을 몰고 가는 능력만큼이나 동료들을 끌어올리는 선수다. 우리는 늘 이렇게 묻곤 한다. “이 선수가 안필드 시험을 통과할 수 있을까?” 퍼거슨 경이 자주 말하던 그 질문 말이다. 쿠냐는 그 시험을 통과했다. 그는 현란한 트릭과 가슴 트래핑, 강한 버텨내기, 그리고 경기 막판의 도발적인 자신감까지 보여줬다. 그 여유 있는 플레이는 홈 팬들의 야유를 샀지만, 동시에 새로운 선수에 대한 팬들의 사랑을 더욱 키웠다. 그 사랑은 토요일 저녁 올드 트라포드에서 더욱 분명해졌다.

스트렛퍼드 엔드에는 ‘BRAZILIAN MIRACLE(브라질의 기적)’이라는 문구와 함께, 리우데자네이루의 ‘구세주 그리스도상’을 본뜬 쿠냐의 그림이 걸렸다.

그것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었다. 쿠냐가 맨유의 ‘구원자’, 즉 선함을 가져오고 명예를 회복시키는 존재가 될 조짐은 이미 보이고 있다.

브라이튼전 전까지 쿠냐 개인에게도 압박이 컸다. 첫 골을 언제 터뜨릴지에 대한 언론의 시선이 따라붙었지만, 그는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이것이 그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드는 이유다. 그가 처음 팀에 합류했던 여름으로 기억을 돌려보면, 시카고 솔저 필드의 기자회견장에서 그가 이렇게 말했다.

“이 클럽에서 받는 압박은 특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여러 번 이 말을 반복해왔다. 후벵 아모링 감독도 말했다. “경기가 어려울수록 쿠냐는 더 자신감을 느낀다. 그는 책임감을 원한다.”

그는 단순히 축구를 ‘사랑’한다. 그 순수한 열정이 팬들에게 전염된다. 특유의 밝은 미소와 자유로운 스타일은 첫날부터 동료들에게도 기분 좋은 에너지를 줬다. 카세미루는 여름 인터뷰에서 “쿠냐는 즐거움을 전파하는 선수”라고 말했다.

토요일, 동향인 두 브라질 선수는 동쪽 스탠드 앞에서 포옹하며 기쁨을 나눴다.

그 골은 우리가 기다려온 장면이었다. 울버햄턴 시절 그가 여러 번 보여줬던 바로 그 골. 당시 감독이던 게리 오닐은 “쿠냐는 그 지역에서 마무리에 능숙했다”고 회상했다. 맨유도 그 지역으로 공을 공급했고, 쿠냐는 첫 터치로 완벽하게 공간을 만들었다. 그리고 오른발로 감아 찬 슈팅은 브라이튼 수비수의 다리를 살짝 비껴, 골포스트 안쪽으로 빨려 들어갔다. 여러 판정이 불리하게 이어지며 긴장된 올드 트라포드 분위기 속에서 나온 이 마무리는 쿠냐의 침착함과 클래스가 그대로 드러난 장면이었다.

훈련장을 지켜본 사람들에게는 놀라운 일이 아니다. 쿠냐의 마무리 능력은 ‘농담 수준’이다. 여름 미국 투어 중 후벵 아모링에게 그가 팀에 얼마나 잘 적응했는지 묻자, 감독은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그냥 진짜 ‘볼러(ball player)’야.”

공식 인터뷰에서는 이렇게 덧붙였다. “사람들이 쿠냐가 돈 때문에 왔다고 말하는데, 그건 완전한 거짓말이야.” 아모링 감독은 단호했다. 쿠냐에 대한 진심은 단 한 번도 의심된 적이 없다. 계약 첫날부터 그는 클럽에 대한 애정을 몸으로 보여줬다. 그래서 팬들은 그가 첫 골을 넣었을 때, 그것도 올드 트라포드에서 결정적인 승리를 만들어냈을 때 더없이 기뻤다.

하지만 쿠냐의 매력은 골뿐만이 아니다. 안필드에서처럼, 그는 득점이 없어도 존재감으로 존경받는다. 헌신과 기술의 조합, 그리고 ‘투지’는 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요소다. 브라이튼전에서 쿠냐가 미퍼를 향해 끝까지 달려가 태클을 성공시켰을 때 스트렛퍼드 엔드의 함성은 모든 걸 말해줬다. 루벵 아모링 감독도 경기 후 이렇게 말했다.

“쿠냐는 수비에서도 훌륭했고, 시즌 초반과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그의 활약을 보며, 여름에 아모링 감독이 했던 또 다른 말을 떠올렸다.

“때로는 과거에서 배워야 한다. 성공의 이유가 무엇이었는지를 말이다. 물론 축구도 세상도 변했지만, 그 정신만큼은 이어져야 한다. 올드 트라포드에서 좋은 경기를 하면 팬들의 열기를 느낄 수 있다. 팬들은 마테우스와 브루노 같은, 그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는 선수들을 가질 자격이 있다.”

그렇기에 쿠냐에 대한 사랑은 즉각적이었다. 그 배너와 함성은 당연한 결과였다.

물론 다음 주나 다음 달, 혹은 다음 시즌에는 어려운 시기가 올 수도 있다. 하지만 맨유 팬들은 늘 자신을 불태우며 경기장에 서는, 그리고 자신감 넘치는 선수들을 응원해왔다. 그 사랑은 오래갈 것이다.

스트렛퍼드 엔드가 3-0 리드를 만끽하던 그 순간, 쿠냐의 우상인 웨인 루니의 이름이 울려 퍼졌다. 쿠냐는 입단 첫날 인터뷰에서 루니를 언급했었다.

“그때 루니가 10번이었어요. 모두가 그의 기술을 사랑했지만, 그는 언제나 그 이상을 보여줬죠. 그는 직접 공을 가지러 내려오곤 했어요. 그런 에너지가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지금의 쿠냐에게서도 그 모습이 보인다. 브라질식 ‘조가 보니투(joga bonito)’에 루니의 투지까지 더해진 플레이. 몇 달 전 루니 자신도 이렇게 말했다.

“그는 맨유가 꼭 필요로 하는 선수야. 캐릭터가 있는 선수가 팀의 다른 선수들을 보호하고, 그 에너지가 전염돼 팀 전체를 더 강하게 만들어주거든.”

우리는 그 모습을 수년간 루니를 통해 봐왔다. 스트렛퍼드 엔드는 여전히 그의 이름을 부른다. 이제 그곳의 새로운 배너에는 쿠냐가 구원자로 묘사돼 있다. ‘브라질의 기적’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지만, 사실 쿠냐는 기적이 아니다. 그는 단지 축구를 사랑하고, 압박 속에서 빛나며, 지금 자신의 꿈을 살고 있는 선수다.

그것이야말로 팬들에게 가장 큰 기쁨이다.

올드 트라포드 티켓 예매 안내

쿠냐의 활약을 직접 보고 싶다면, 다가오는 올드 트라포드 홈경기 티켓을 지금 예매하자. 11월 24일(월) 에버턴전, 12월 15일(월) 본머스전 티켓이 아직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