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코닉한 1991룩의 귀환

그리고 그 유니폼은 절제된 아름다움의 결정체였다.

아디다스의 클래식한 흰색 저지는 행복한 추억을 불러일으키며, 오늘(월요일) 출시된 새로운 'Bring Back Collection'은 세대를 아우르는 팬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낼 것이 분명하다.

당시 올드 트래퍼드에서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진정한 마법을 펼치기 시작하던 시기였다. 축구는 변하고 있었고, 레즈 역시 잠자는 거인이 아니라 상대해야 할 강력한 존재로 성장하고 있었다.

지난 시즌 FA컵 우승으로 스코틀랜드 출신 감독의 자리를 지켜냈고, 헤이젤 스타디움 참사 이후 내려졌던 잉글랜드 클럽들의 유럽 대회 출전 금지가 해제되면서, 유럽 무대에 다시 나설 수 있었다.

그 사이 잉글랜드 클럽들은 1985년 이후 유럽 무대에서 뒤처졌을까? 이전까지 당연시되던 잉글랜드 클럽들의 대회 지배력은 이제 더 이상 보장되지 않았다. 리버풀은 추가로 1년 더 출전 정지를 당했기 때문에, 유나이티드(컵 위너스컵)와 애스턴 빌라(UEFA컵)가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해 유럽 무대에 나섰다. 빌라는 바닉 오스트라바를 꺾고 2라운드에 진출했지만, 산시로 원정에서 인터 밀란에 3-2로 패해 탈락했다.

결�� 유나이티드가 잉글랜드를 대표하게 되었다. 페치 먼커스와 렉섬을 상대로는 무실점 승리를 거두며 순조롭게 8강에 진출했지만, 로랑 블랑이 리베로로 활약한 몽펠리에와의 홈 경기에서는 1-1로 비기며 불안감을 드러냈다.

많은 이들이 유나이티드를 탈락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프랑스 원정에서 2-0 승리를 거두며 준결승에 진출했다. 레기아 바르샤바를 상대로는 4-2 종합 스코어로 승리하며 로테르담 결승으로 향했다.

'이탈리아 90'은 잉글랜드 축구 응원 문화의 변곡점으로 종종 거론된다. 당시 대륙에서 '잉글리시 디지즈'라 불리던 훌리건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었지만, 무언가가 변했다. 축구는 더 큰 팬덤과 문화적 전환을 맞이했다.

1년 뒤, 유럽 최대 항구도시인 로테르담에서 세계 최고의 팀 중 하나와 결승전을 치르기 위해 잉글랜드 클럽이 가는 데 대한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로테르담에는 비가 내렸지만, 분위기는 유쾌하고 낙관적이었다.
유나이티드 팬들은 바르셀로나 팬들보다 훨씬 많았고, 끊임없이 노래를 불렀다.

특히, 퍼거슨 감독이 ‘Monty Python’의 "Always Look on the Bright Side of Life"에 맞춰 지휘하던 장면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맨유는 요한 크루이프 감독이 이끄는 '드림 팀'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명백한 언더독이었다. 비판자들은 이 팀이 지금까지 유나이티드가 상대했던 어떤 팀과도 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브라이언 롭슨은 미드필드 중심에서 빈티지급 퍼포먼스를 선보였고, 브라이언 맥클레어는 퍼거슨의 지시에 따라 로널드 쿠만을 효과적으로 막았다. (비록 쿠만이 프리킥으로 바르셀로나의 위안 골을 넣긴 했지만.)

그리고 이날의 진정한 영웅은 의심할 여지 없이 마크 휴즈였다. 바르셀로나에서 방출됐던 휴즈는, 유나이티드에서는 전설적인 스트라이커로서 그 평가가 완전히 잘못되었음을 입증했다.

스티브 브루스는 첫 번째 골이 사실 자신의 골이었다고 주장하지만, 공식적으로는 골라인 위에서 휴즈가 밀어 넣은 것으로 기록됐다.

롭슨의 프리킥에서 비롯된 상황이었다. 이후 롭슨이 전방으로 보내준 완벽한 스루패스를 받아 휴즈는 카를레스 부스케츠 골키퍼를 넘어 돌파했다. 각도가 점점 좁아졌지만 휴즈는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하지만 유나이티드는 결코 쉽게 가지 않았다. 쿠만의 슛이 부상 중이던 레스 실리 골키퍼를 지나며 실점, 바르셀로나가 기세를 올렸고, 이후 난도에게 걸려 넘어졌던 휴즈 장면에서 바르셀로나는 퇴장을 당했지만, 계속 맹공을 퍼부었다.

클레이튼 블랙모어가 미카엘 라우드루프의 슛을 골라인 바로 앞에서 걷어내면서 유나이티드는 마침내 버텨냈다. 퍼거슨은 애버딘 시절에 이어 또 하나의 유럽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감독으로서의 커리어에 새로운 페이지를 추가했다.

하얀색 유니폼은 그날의 행복한 기억을 되살려준다. 세계 최고의 클럽 중 하나를 꺾었다는 환희, 그리고 1년 뒤 유럽 챔피언이 될 바르셀로나를 이겼다는 자부심. 무엇보다, 전 해 FA컵 우승이 단순한 반짝 성공이 아님을 증명해낸 순간이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다시 돌아왔고, 더 강해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