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휴즈

팰리스 원정 첫 득점의 추억

금요일 28 11월 2025 02:11

셀허스트파크에서 개최되었언 프리미어리그 원정 경기의 추억을 돌아본다.

1992/93시즌, 새롭게 출범한 프리미어리그의 첫 시즌에 펼쳐진 경기였으며, 1967년 이후 오랫동안 우승을 하지 못했던 맨유가 알렉스 퍼거슨 감독 아래 마침내 긴 기다림을 끝내는 과정에서 중대한 의미를 지닌 대결이었다.

이전 시즌 디비전 원(1부리그) 마지막 우승 경쟁 막판의 고통을 기억하는 만큼, 누구도 섣불리 들뜨지 않았다. 그러나 경쟁팀인 아스톤 빌라가 블랙번 로버스 원정 경기(이 경기가 먼저 열렸다)에서 패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마침내 원정을 떠난 거대한 레드 아미는 26년의 기다림이 끝나가고 있다는 확신을 갖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날 경기장의 분위기가 내가 경기장을 다니며 경험한 것 중 최고 수준이었다는 점에도 불구하고, 결정적인 돌파구는 64분이 되어서야 비로소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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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휴즈의 득점 장면
그리고 그 순간이 찾아왔을 때, 그것은 바로 ‘스파키’의 작품이었다.

마크 휴스는 몇 년 전인 1990년 FA컵 결승전 웸블리에서 두 골을 터뜨리며 크리스탈 팰리스의 가슴을 무너뜨린 바 있다. 그 경기는 퍼거슨 감독이 맨유 사령탑으로서 첫 번째 트로피를 손에 넣은 결정적 순간이기도 했다.

그날도 팰리스는 승리를 눈앞에 두고 있었다. 하지만 웨일스 국가대표였던 휴스가 대니 월리스의 스루 패스를 받아 나이젤 마틴을 제치고 득점하며, 연장전 종료 7분을 남기고 3-3 동점을 만들어냈다.

휴스는 또한 같은 시즌, 1992년 9월 올드 트라포드에서 열린 팰리스와의 리버스(원정 반대) 경기에서도 팀의 유일한 득점을 기록했다. 그 경기는 맨유에 합류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디오니 더블린이 다리 골절 부상을 입은 경기로 더욱 기억되고 있다.
 
그 장면은 팬들의 절대적 사랑을 받던 마크 휴스다운 결정적 한 방이었다. 에릭 칸토나가 올린 크로스를 향해 기회가 오자, 그는 단 한 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몸을 즉각적으로 세팅해냈다.

정교한 발리 능력을 갖춘 휴스는 수비수들의 항의를 아랑곳하지 않고 나이젤 마틴을 완벽히 제치는 폭발적인 마무리를 선보였고, 이는 원정석을 가득 메운 레드 아미를 진정한 축제 분위기로 몰아넣었다.

“솔직히 난 오프사이드라고 생각했어.”

이 기적 같은 순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을 때 휴스는 이렇게 털어놓았다.
“다행히 아니었지. VAR이 있었다면 취소됐을 수도 있어. 그래도 결국 그 상황에서 그걸 정확히 차 넣어야 한다는 건 변함없어.

“나는 헤딩이나 발 안쪽으로 밀어 넣는 것보다는, 그렇게 발리로 공을 맞추는 방식을 가장 좋아했어. 공이 골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걸 보니 정말 좋더라고. 그건 그냥 내가 훈련하던 방식이었어. 경기 전엔 늘 왼발, 오른발로 같은 동작을 반복하며 연습했지. 머리로 닿을 수도 있었겠지만, 난 항상 공이 발까지 떨어지길 기다렸어.

“그게 더 편했고, 그 기술이 나한텐 더 자연스러웠어. 경기 중에 그런 공이 날아오면, 그냥 훈련에서 하던 걸 그대로 반복하는 느낌이었지.”
 
그러나 경기의 긴장감은 여전히 가시지 않았다. 그때 폴 인스가 평소처럼 경기 막판 박스를 돌파해 들어가며, 침착한 마무리로 추가골을 넣어 승부에 종지부를 찍었다.

그리고 우리는 한 달 뒤 다시 셀허스트 파크로 돌아가게 됐다. 당시 윔블던이 그곳을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때의 우리는 이미 챔피언이 된 상태였다.

그 밤, 사우스 런던의 하늘을 가르며 끊임없이 울려 퍼진 노래는 틀리지 않았다.  우리는 정말로 리그 우승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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