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박지성 : 챔피언스리그 결승의 경험

화요일 05 10월 2021 14:00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영웅 박지성이 이번 주 UTD 팟캐스트에 출연해 2008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열린 모스크바에서 출전하지 못했던 일에 대해 이야기했다.

맨유는 120분 간 경기에서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로 첼시를 6-5로 꺾고 클럽 역사상 세 번째 유럽 챔피언에 등극했다.

수중전이 펼쳐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의 상징적인 밤을 돌아보면 우승 행사 당시 박지성이 회색 양복을 입고 있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미드필더 박지성은 결승전 경기 엔트리에 들지 못해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기 때문이다.
로마와 8강전, 바르셀로나와 4강전에 모두 출전한 바 있는 박지성의 결장은 13년 전 박지성 본인은 물론 많은 이들에게 충격적인 결정이었다.

공식앱에서 풀버전을 들을 수 있는 UTD 팟캐스트 최신 에피소드에 게스트로 출연한 박지성은 알렉스 퍼거슨 경이 명단 제외를 알린 순간에 대해 돌아봤다.

"먼저 믿기지 않았다. 그날 아침에 내게 전화를 했고, 이후 미팅에서 나는 경기에 뛸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

"그 말을 듣고 놀랐다. 그 뒤로는 그가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 선발 출전이 아닌건지, 아니면 아예 뛰지 못한다는 것인지 몰랐다. 충격을 받아서 사실 잘 기억이 안난다."

"경기장에 도착해 라커룸에 가보니 내 유니폼이 없다는 걸 알았다."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아주 많이 실망했다. 가족들도 다 와있었고, 내가 준결승전에 뛰었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모두 내가 결승전에 뛸 거라고 기대하고 있었다. 벤치에 있더라도 말이다. 하지만 아예 경기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하자'라는 생각만 했다. 어떻게 경기를 볼지도 몰랐다. 거기에 있었지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잘 몰랐다. 후반전이 되어서야 정상으로 돌아와 경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
"선수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결정은 감독이 내리는 것이고, 따라야 한다."

"그냥 '내 문제가 뭐였을까? 내가 왜 이 경기에 빠지게 됐을까? 내가 들어가기 위해선 뭘 해야할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다음에는 이렇게 되지 말아야 한다고, 경기를 함께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당일 아침에 내가 빠진 이유를 설명해줬다. 오언 하그리브스가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경험이 있기 때문에 뛰게 될 것이라고 했다."

"난 뛰지 않으니까 가지말아야 겠다고 생각했다. (웃음) 하지만 감독의 결정이고 난 불평할 수 없다. 실제로 우리는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했으니까 그의 결정이 옳았던 것이다."
열심히 노력한 박지성은 다음 시즌 로마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의 선발 명단에 들었다. 

하지만 바르셀로나가 우승하면서 흐릿한 저녁이 되고 말았다.

"2009년 결승전은 내가 뛰었지만 즐기지 못했다. 경기를 뛰었지만 우리가 졌다."

"설명하기 어려운 일이다. 작년(2008년)에는 뛰지 못했는데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했다. 올해(2009년)는 뛰었지만 우승하지 못했다."

"조금 착잡한 심정이다. 난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뛰어봤꼬, 그건 내게 큰 의미가 있다. 아시아에서 내가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출전한 첫 선수가 됐다."

"하지만 우승컵을 들지 못했으니 뭔가 빠진 것이다. 90분동안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뛰었지만 우승하지 못했다면 의미가 없다."
박지성
박지성은 2011년 웸블리에서 열린 4년 만의 결승전에서 다시 바르셀로나를 만났다. 이번에도 우승한 팀은 펩 과르디올라의 바르셀로나였다. 3-1로 승리했다.

박지성은 다시 선발 명단에 들었고, 조금 더 사고방식의 측면에서 발전한 채로 참가했다.

"바르셀로나를 상대할 때마다 모든 선수, 모든 팀이 긍정적인 생각을 해야 한다. "우리가 이길 수 있다. 계획이 있다. 잘 준비했다.' 우리는 지려고 준비하는 게 아니다."

"이번에는 우승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했을 뿐이다. 두 번이나 같은 팀에 져서 너무 아프고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그게 축구다. 그런 일이 일어나곤 한다."

"아마도 내가 상대한 최고의 팀이었을 것이다. 영국 웸블리 경기장에서 열려 우리에게 완벽해보였겠지만 우리가 상상하는대로 삶이 꼭 이뤄지는 건 아니다."

"하지만 4년 사이 3번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치를 수 있었던 것은 정말 감사한 일이다. 하지만 우승컵을 손에 넣기엔 역부족이었다."

지금 공식앱에서 UTD 팟캐스트 박지성 출연 전체 버전을 들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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