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퍼거슨 경

퍼거슨 감독의 마지막 홈 경기

화요일 12 5월 2020 09:49

1년 중 360일간 맨체스터를 뒤덮는 회색빛 하늘은 잊힌 것 같았다.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알렉스 퍼거슨 경 시절 올드 트라포드의  평범한 오후 같았다.

맨유는 리그 챔피언으로 시즌을 마치고 있었다. 지금은 그때보다 분명 뒤쳐졌지만, 당시엔 표준이었다.

하지만 공중의 크래클을 피할 수는 없었다. 북부에 내린 끊임없는 비도 진압할 수 없는 찌릿한 순간이었다.

바로 며칠 전, 전설적인 퍼거슨 감독이 스완지시티와 경기가 자신의 마지막 공식 임무가 될 거라고 발표했다.
퍼거슨 감독의 마지막 홈 경기 입장
불과 7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수십 년 전의 일처럼 느껴진다. 퍼거슨 감독이 이룬 업적을 재현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알렉스 경의 팀을 즐겨보던 이들은 어린이에서 청소년, 어른으로 성장하면서 20년 간 13회의 우승을 이루지 못하는 것을 보는 게 어떤 느낌인지 깨닫게 됐다. 때로는 프리미어리그 4위 밖으로 밀려나는 상황도 겪었다.

하지만 퍼거슨 감독이 마지막으로 올드 트라포드에서 경기를 치른 그 씁쓸한 날, 그 곳에 있던 것은 어땠을까?

이상한 일이지만, 흥미진진했다. 감독은 영특했고, 그의 열망은 여전했다. 팬들은 성공을 당연하게 여겼다.

이 광대한 시대 이후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불확실했다. 적어도 그때는 이상할 정도의 짜릿함이 있었다. 중학교에 입학하기 전 경험한 신경성 아드레날린으로 가득찬 느낌 말이다. 
70, 80년대를 경험해보지 못한 우리 나이대의 사람들은 뭔가 다른 것을 얻으려 했다.

하지만 스완지와 경기는 그 자체로 순수한 감정이었다.

난 꿈의 극장에서 열린 알렉스 경의 마지막 경기에 대한 보도자료를 하늘 위에서는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몇 달 저네 나는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바로 이날 80마일의 자선 사이클 경기에 참가하기로 계약한 것이다.

아까도 지적했지만 유난히 습기가 찬 날이었다. 올드 트라포드에 제 시간에 맞춰 도착한 퍼거슨 감독이 가드 오브 아너를 받으며 입장하는 것을 봤다. 추위에 비에 젖은 채 몇 시간 동안 자전가를 타면서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소진된 난 71세의 스코틀랜드 출신 감독이 경기장 위로 성큼성큼 걸어나와 경애하는 관중들에게 박수를 보냈ㄷ. 그 모습을 보며 울음을 터트리는 내 옆에 앉아 있는 소년을 찾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섰다. 나 역시 함께 울고 있었다.
퍼거슨 경의 마지막 홈 경기 승리 하이라이트
경기 자체는 대체로 잊혔다. 난 폴 스콜스가 마지마 홈 경기를 뛰었다는 걸 기억한다. 스콜스는 미드필드에서 절실하게 앞으로 나아가면서 골을 넣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리오 퍼디난드사 결승골을 넣기까지 축구 경기는 그저 본 행사를 위한 사전 행사처럼 보였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였다. 의심의 여지없이 우리는 20번째 리그 우승 트로피를 받을 것이다. 하지만 불확실하고 감상적이었다.

알력스 경이 마지막 호루라기 소리가 난 뒤 경기장에 오르자 심장이 아프기 시작했다. "여러분은 내 인생에서 가장 환상적인 경험이었습니다." 그가 대중을 향해 말했다. 
폴 스콜스와 알렉스 퍼거슨 경
그의 연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다음과 같다. "여러분에게 상기시켜주고 싶은 게 있습니다. 우리가 여기서 좋지 않은 시간을 보냈을 때도, 클럽은 내 곁에 있었고, 모든 스태프가 내 곁에 있었고, 선수들이 내 곁에 있었습니다. 이제 여러분이 해야 할 일은 우리의 새로운 감독을 지지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중요합니다."

그 뒤에 이어진 실망에도 불구하고 경기 중에 팬들은 대체로 그 말을 충실히 따랐다. 어려운 시기와 부진한 결과에도 감독들은 끝없는 지원을 받았다.

그것은 알렉스 경의 발언에 따른 것이다. 여전히 그렇다.
 
호손스 경기장에서 똑같이 감정적인 경기가 한 차례 더 있었다. 맨유가 웨스트브로미치 알비온과 5-5로 비기며 골잔치가 벌어졌다. 스완지시티와 올드 트라포드에서 치른 경기에 가지 못한 팬들에게 알렉스 경과 작별인사를 위한 시간이 됐다.

경기 자체의 평균 수준에도 불구하고 오후 전체는 아마 많은 이들이 그 위대한 옛 장소에서 보낸 잊을 수 없는 기억이 됐을 것이다.

적어도 내 세대를 위해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최고의 황금기를 선물해준 노인을 위한 적절한 피날레였다.

매치 리와인드

알렉스 경의 올드 트라포드 작별 인사를 기념하기 위해 영국 시간으로 화요일 저녁 7시부터 공식 어플리케이션과 Manutd.com 홈페이지에 90분 풀 경기를 방송한다. 이전 에피소드도 전용 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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